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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쓰다

문맹 L' analphabè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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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 (L' analphabète)은 저자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자서전입니다.

문맹이라는 것은 글을 모르는 사람, 글을 읽거나 쓰지 못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기초교육을 받지 못해 문맹이 되는 사람도 있지만, 타의에 의해 문맹이 된 사람도 있죠.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1935년에 헝가리의 시골마음에서 태어나, 2차 세계대전 이후 빈곤한 삶을 살다 1956년 헝가리 혁명을 피해 가족이 오스트리아를 거쳐 스위스로 망명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문맹이 되어버린 상황. 모국어를 쓸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곳으로의 이주는 그에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끝없이 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말과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은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과 같은 것이니까요.

문맹 (L' analphabète)이라는 책을 읽어면서.... 내가 직접 경험한 일은 아니지만 대한민국도 일제 속에서 창씨 개명과 모국어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 민족으로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며 읽게 되었습니다.

 

내용을 간단히 말씀 드리자면...

저자는 어릴 때부터 책을 읽고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마치 질병과도 같이 손에 잡히는 대로, 눈에 띄는 대로 읽고 이야기를 지어 할머니에게까지 들려주곤 했죠. 교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책을 가까이 한 것이 그 시작입니다.
그러나 전쟁이 일어나고 기숙사에서 배고픔과 추위 속에서 지내야만 하는 시절을 보내며, 결국 국경 근처의 도시로 이주하게 되었는데, 그 도시는 독일어를 쓰는 도시였습니다. 독일어는 적국의 언어이기에 괴로움은 더 했죠.
1년 후 침공을 당하게되고 러시아어가 학교의 공용어가 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됩니다.

21살 때 스위스로 망몀하게 되었는데, 그 도시는 전적으로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도시였죠.
그래서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헝가리어를 쓰지 못하고, 독일어에서 러시아어, 러시아어에서 다시 프랑스어를 쓰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프랑스어를 배우고 글을 쓰는 지금도 프랑스어를 자신의 모국어를 '살해'하는 '적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이 문맹이 된 상황고 그것을 이겨내고 결국 작가로서 성공하기까지의 일들을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문맹 (L' analphabète)을 읽으면서 
아고타 크리스토프가 보여준 것은 상황에 굴하지 않고 결코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와 용기를 보게 됩니다.
누군가의 모국어와 나의 모국어 사이에서 방황하며 모국어를 잃어버린 슬픔에만 빠져 있지 않고 '적어'라고 지칭하고 있는 프랑스어로 결국 시를 쓰고 작가가 된 모습이 나의 마음을 울립니다.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나의 삶의 동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나는 어떤 언어를 말하고 어떤 이야기를 쓰고 있는가?
내가 들려주고 싶은 삶의 언어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엔 요즘 문맹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실질문맹'이죠.

실질문맹이란 글을 읽을 수는 있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단순히 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너머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회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실질문맹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상대에 대한 배려나 관심은 전혀 없고, 오로지 자신의 이익과 자신의 편의만을 위해 행동하는 모습들을보면 여전히 우리는 문맹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는 사랑의 시대가 진정으로 도래하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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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은 인간사회의 불확실성과 부조리함을 지독히 담담하고 건조한 문장으로 그려냄으로써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 소설가 김연수, 은희경, 정이현, 작가 이동진을 비롯한 수많은 명사들의 존경을 받는 헝가리 출신의 여성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언어적 정체성을 다룬 자전적 이야기다. 현대 프랑스어권 문학의 고전이자 40여 개 언어로 번역되며 ‘조용한 베스트셀러’라고 불린 3부작 소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이후 약 12년 뒤 2004년 스위스의 출판사 Zoe에서 출간했다.

네 살 때부터 글을 읽기 시작해 병적일 만큼 독서와 이야기에 빠져들었던 어린 시절부터, 스위스로 망명해 모국어를 잃고 ‘문맹’이 되어야 했던 시절, 그리고 다시 프랑스어를 배워 첫 소설이자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의 1부인 「비밀 노트」를 쓰기까지의 그녀의 반생이 기록되어 있다. 『문맹』은 모국어인 헝가리어를 ‘살해’하고 헝가리인으로서의 정체성까지 위협해오던 ‘프랑스어’라는 ‘적어(敵語)’를 배워야 했던 시간에 대한 조용한 싸움의 기록이자,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의 가혹하면서 잔혹한 정경과 스스로를 호되게 단련하며 도덕성이 존재하지 않는 소년들의 모습의 소설적 원류를 확인할 수 있는 창작의 기록이며, ‘읽기’와 ‘쓰기’에 대한 고뇌와 갈망이 담긴 ‘언어의 자서전’이다.

『문맹』을 통해 그녀는 모국어인 헝가리어와 함께 빼앗기듯 잃어버렸던 친밀했던 기억을 열한 개의 장으로 되살리며, 20세기의 역사를 감내해야 했던 ‘여자’이자 ‘이방인’으로서 결코 침몰하지 않았던 의지와 용기를 꺼내 보여준다. 소설가 백수린의 번역으로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다. (출처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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